칼럼사설
<청년문화칼럼> 슬픔이 기쁨에게
픽사 팬이 된 후기
기사입력 2015.07.31 16:15 | 최종수정 2015.07.31 16:15

[톱뉴스=윤홍원] 심야 시간대 답지 않게 영화관에는 많은 관객이 자리를 채우고 있었다. 영화 제작사 픽사의 골수팬 이거나, 영화 인사이드 아웃의 호평을 듣고서 찾아온 관객이 많을 것이다. 조심스럽게 맨 뒤 구석자리를 차지한 엄마와 나는 그 중 후자에 속했다.


영화의 주인공은 11살 소녀 라일리 안의 감정세포 들이다. 슬픔 기쁨 까칠 분노 소심, 이는 라일리의 기분을 지배하는 다섯 가지 감정들로 등장한다. 그 중 가장 오랜 시간, 또 많은 부분 라일리를 지배하는 감정은 기쁨이다. 영화를 보는 내내 그 이유가 궁금했다. 단지 라일리라는 소녀의 개인적 특성을 나타낸 것일까 아니면 그 나이 대 아이의 일반적인 감정상태를 표현한 것일까.


영화의 중반부 등장하는 아빠의 머릿속에선, 분노가 그를 조종하고 있으며, 엄마의 감정 중에는 슬픔이 핵심이 되고 있다. 하지만 감정들을 표현하는 다채롭고 따뜻한 색감을 통해서 우리는 영화가 그것들을 하나하나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때로는 경험이 미화되고 진실이 왜곡되곤 하는 현실을 통해서, 우리에게 슬픔이 동반하는 고통을 포함한 모든 감정들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역설적이게도, 슬픔을 앓아야만 슬픔을 극복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 아닐까.


영화를 보는 내내 사춘기를 앓았을 때가 생각났다. 그 시절의 나는 소중한 사람들을 함부로 대하고 나 자신에게 상처를 내면서 늘 그 이유를 알고 싶었다. 그리고 아직도 이유를 찾지 못한 지금, 영화를 보고나서야 이유는 없었다, 라는 정답을 찾게 되었다.  우리는 흔히 감정을 통제할 수 있다고 믿지만 실은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감정은 없다. 우리는 그저, 외부 상황에 따라서 변화하는 감정들을 물 흐르는 대로 바라보고 받아들일 수 있을 뿐이다. 이는 곧 우리를 둘러싼 환경, 상황, 현실 그 자체를 받아들인다는 뜻이며, 긍정적인 상황으로의 변화를 희망한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나는 극 중 슬픔과 기쁨의 역할을 반대로 생각해 보기도 했다. 라일리를 지배하는 감정이 기쁨이라면, 지금껏 나를 지배하던 감정은 슬픔에 가까웠기에. 언제나 슬픈 기억뿐이라 믿었던 유년기에도 사실은 내 기쁨이 언제나 한발 뒤에서 존재하고 있지는 않았을까. 기쁨과 슬픔이 언제나 함께 다니며 서로를 필요로 했던 극 중 장면처럼 말이다.


모든 감정은 그 존재 자체로 존중받을 가치가 있다. 그리고 내 안의 모든 감정을 자연스럽게, 그리고 기꺼이 받아들이며 우리는 어른이 되어간다, 본 작품이 우리에게 선사한 메시지가 아니었을까 싶다.




지아이뉴스 최미옥기자 (stop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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